4.3 보궐선거와 동남권 민심

강원도 산불로 다들 심려가 크실텐데 이런 글을 준비하게됐네요. 그래도 너무 늦으면 시의성이 떨어질 것 같아서 이번 4.3 보궐선거와 동남권 민심을 지난 대선 후보별 득표율과 비교해서 분석해 보았습니다.

지난 국회의원 선거는 통영/고성의 경우 아예 민주당이 후보조차 내지 못했고 창원시 성산구의 경우 여영국의원과 고노회찬의원이 지명도 차이가 너무 심해서 좋은 비교대상이 아닙니다. 그래서 지역별 지지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19대 대선을 기준점으로 잡았습니다.

일단 4.3 보궐선거 결과는 매일경제의 기사를 참조했습니다. (기사링크)

┌──┬───────┬───────┬──────┬──────┐
│순위│성명 │정당 │득표수(표) │득표율(%) │
├──┼───────┼───────┼──────┼──────┤
│1 │여영국 │정의당 │42,663 │45.75 │
├──┼───────┼───────┼──────┼──────┤
│2 │강기윤 │자유한국당 │42,159 │45.21 │
├──┼───────┼───────┼──────┼──────┤
│3 │손석형 │민중당 │3,540 │3.79 │
├──┼───────┼───────┼──────┼──────┤
│4 │이재환 │바른미래당 │3,334 │3.57 │
├──┼───────┼───────┼──────┼──────┤
│5 │진순정 │대한애국당 │838 │0.89 │
├──┼───────┼───────┼──────┼──────┤
│6 │김종서 │무소속 │706 │0.75 │
└──┴───────┴───────┴──────┴──────┘

통영시·고성군
┌──┬───────┬───────┬──────┬──────┐
│순위│성명 │정당 │득표수(표) │득표율(%) │
├──┼───────┼───────┼──────┼──────┤
│1 │정점식 │자유한국당 │47,082 │59.47 │
├──┼───────┼───────┼──────┼──────┤
│2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28,490 │35.99 │
├──┼───────┼───────┼──────┼──────┤
│3 │박청정 │대한애국당 │3,588 │4.53 │
└──┴───────┴───────┴──────┴──────┘

19대 대선 후보별 득표율은 나무위키에서 가져왔습니다. (링크)

정당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후보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창원시 성산구
41.74%
27.54%
15.01%
8.19%
7.09%
통영시
30.94%
43.87%
13.04%
6.47%
4.94%
고성군
28.67%
48.91%
11.95%
5.32%
4.24%

창원시 성산구의 경우 단순 무식하게 19대 대선 득표율을 합해 보면, 더불어민주당 (42%) + 정의당 (7%) = 49% 이니 이번 4.3 보궐선거에 여영국의원 46%가 약간 작아 보이기는 해도 그럭저럭 이해가 가는 득표율입니다. 다만 홍준표후보 28%가 강기윤후보 45%로 늘어난 건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도 반문재인표였던 안철수 (15%)와 유승민 (8%)표를 합친다면 총 50%에 달하는 반문재인표가 지난 대선에 있었다고 해석 가능하니 강기윤후보의 득표율(45%)도 설명될 수는 있습니다.

이제 통영/고성의 경우를 보면 이 역시 두 지역의 인구비례를 무시하고 단순히 파악할 경우 19대 대선때 문재인후보는 30% 정도, 홍준표후보는 45% 정도였죠.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반문재인 후보들 (안철수 + 유승민)의 득표합계가 대략 18% 정도이니 전체 반문재인 득표율 최대치는 63%정도 되겠네요. 이번 4.3보선에서 정점식 자유한국당 의원 (59.5%)과 박청정 대한애국당 후보 (4.5%)의 합계 득표율이 64%가 나왔으니 대충 숫자가 맞아 보입니다.

반대로 통영/고성에서 정의당 지지표가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쏠렸다고 가정해 보면 19대 대선때의 문/심 두후보의 득표율 합계인 34%가 이번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득표율 36%와 역시 대충 맞아 들어가 보이기도 합니다.

미세적으로는 양문석후보의 선전과 여영국의원의 상대적 부진 정도가 합리적 평가일 겁니다. 반대로 정점식의원의 부진과 강기윤후보의 선전. 그래봐야 플러스 마이너스 2-3% 정도입니다만…

여기까지 보면 지난번 대선과 이번 보궐선거 사이에 동남권 민심에 근본적이고 급격한 변화가 생겼다고 해석할 여지는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총선/대선때 보다는 재보선에 강세를 보였던 자유한국당이 이번 보선에서는 실력발휘를 못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다만 한가지 중요한 점은 앞서 분석에서 말씀 드렸다시피 안철수후보와 유승민후보로 분화되어 있던 반문재인 표가 자유한국당으로 집결이 완료되었다고 해석할 부분이 있다는 거죠. 다시 말해서 동남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이 얻었던 득표율에서 추가 확장이 미진한 반면에 자유한국당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으로 잠시 옮겨갔던 반문재인/반더불어민주당 세력을 자신의 깃발 아래 흡수하는데 성공했다고 봐야할 겁니다.

그러니 작년 (2018년 6월 13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거두었던 더불어민주당의 압도적 승리는 다음 총선 (21대, 2020년 4월 15일)에서는 재현이 불가능겠습니다.

아무튼 이번 보궐선거는더불어민주당의 현상유지, 그리고 자유한국당의 야권 평정으로 해석하는게 합리적인 것 같습니다. 이제 남은 1년간 (1)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에 시민들이 어떤 평가를 할 지, 그리고 보궐선거와 달리 총선에서 (2) 개혁/진보 시민들의 투표 참여가 얼마나 적극적일 지, 마지막으로 (3) 자유한국당이 얼마나 건설적인 수권정당 이미지를 보여줄 지에 따라 총선의 성적표가 나오겠죠.

개인적으로 제일 궁금한 건 자유한국당 지도부의 미래입니다. 황교안/나경원 체제가 내년 총선까지 그대로 유지될 동력을 얻기는 했는데, 문제는 이 두 사람이 중도성향의 시민들에게 어필할 인물들이 전혀 아니라는 거죠. 심지어는 합리적 보수층에게도 최근 두 사람의 언행은 일부러 외면하고 무시하면 했지 차기 정권을 맡길 건강한 야당 지도부의 모습으로 다가오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럼 이만.